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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건축

노인 울리는 '실버보험' 가입

보험소비자연맹, '무심사-실버보험' 선택 주의 부탁



▲ 한 생명보험사의 '실버보험'광고전단,
ⓒ L생보사 사이트 이미지 갈무리
보험소비자연맹(보소연)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고지, 무심사 보험인 실버보험' 판매가 증가하고 있으나, 소비자가 상품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입해 그만큼 민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주의를 부탁했다.

생명보험사의 보험영업은 보험금 납입자의 보험료을 기반으로 수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보험가입자의 건강상태와 직업위험도등을 꼼꼼이 따지기 마련. 특히나 나이가 많을 수록 가입조건은 까다로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식을 깨뜨리며 나이도, 건강상태도 묻지않고 전화 한통이면 당장 가입이 된다며, 생명보험사와 손보사들은 홈쇼핑과 각종 광고등을 통해 앞을 다퉈 가입을 권유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른바 '실버보험'. 나이도, 건강상태도 묻지 않고, 가입만 하게 되면 장례비부터, 골절, 각종 상해사고시 보상을해 준다면서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것. 심지어 자식들에게 나중에 부담을 주지 않게 된다며, 부모의 자식사랑이라는 원초적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솔깃한 광고문구와는 달리,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실버보험은 보장범위가 작거나 보험금이 적은 것을 '저렴한 보험료'로 광고하고 있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일반보험보다 보험료가 2~3배 비싸 오히려 손해이며, 낸 보험료 보다 보험금이 오히려 적을 수도 있다며 소보연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온것.

가입조건을 따지지 않는 보험 '실버보험'

주로 홈쇼핑이나 신문광고로 판매되는 무심사 실버보험은 '누구나 가입', '무심사, 무고지', '건강검진 없이' 등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문구와 각종 과대광고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골절, 치매, 입원처럼 소비자의 가입 욕구가 큰 보장특약은 별도로 건강검진을 요구하거나 고지를 필요로 하며 실제 보험금도 소액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생명보험회사들이 활발하게 판매하고 있는 '무심사 생명보험'은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서 일반보험에 가입할 수 없거나 건강함에도 고연령 등으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다. 또 무심사 상품은 의적질문및 의료검진없이 계약이 성립되는 상품을 말하며, 특정질병의 유무가 가입시 문제가 되지 않는 상품이라고 보험사들은 설명하고 있다.

무심사 상품인 실버보험에 대해 보소연 조연행 사무국장은 "미국에서는 주로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이나 고지의무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가입시켜 장례비용을 사전에 적립하기 위해 보험으로 건강보험이라기 보다는 장례보험"이라며, 현재 각 생보사와 손보사들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버보험의 성격을 설명했다.

그는 계속해서 "미국의 이같은 보험 성격과 유사한 우리나라의 실버보험은 가입 전 심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역선택의 위험이 있어 가입금액을 소액으로 제한하되, 일반보험에 비해 보험료를 비싸게 설계한다"며 "납입보험료 합계가 사망보험금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보소연의 조사에 의하면, A생명의 무심사 보험(보험가입금액 1천만원, 10년만기 10년납)의 경우 남자 50세는 월보험료는 2만9200원이지만, 일반정기보험의 동일한 조건인 경우 8500원에 불과해 3.44배나 비싸며 여자인 경우에도 1만2500원으로 일반 정기보험 4200원에 비해 2.98배나 비쌌다며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 한 생명보험사가 자사의 실버보험과, 플랜보험의 보험납입금액을 비교해 놓은 이미지, 실버보험은 50세 남자의 경우 월 납입액이 31,100원, 플랜보험의 경우 8,400원에 불과했다. 두상품 모두 가입기간 10년에 무배당 상품이다.
ⓒ L생보사 사이트 이미지 갈무리
실버보험의 문제점에 대해 보소연의 관계자는 "무심사 실버보험은 그간 보험가입에서 소외되었던 고령자와 건강상 고위험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줌으로써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으나, 태생적으로 역선택이 많을 수 밖에 없어 보험료를 비싸게 적용한다"며 "건강한 우량계약자의 경우 굳이 무심사보험을 가입하기 보다는 건강 검진을 받고 일반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보소연이 밝힌 피해사례

오아무개(남·65세)씨는 홈쇼핑 광고를 보고 인터넷으로 A보험사의 무심사 실버보험을 20년 만기 보험가입금액 1000만원으로 가입 설계하여 월보험료가 6만9200원인 것을 보고 납입할 보험료를 산출해보다가 깜짝 놀랬다.

20년간 총1660만원을 내는데 순수보장형으로 보험기간 안에 사망하지 않으면 납입한 보험료만 없어지고, 사망시에는 단돈 1000만원만 받는 상품이며, 가입 후 2년 이내는 재해로 사망했을 경우에만 보장이 되는 보험으로 과연 노후보장을 위한 실버보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황당해 보험가입을 포기했다.

A손보에 실버보험에 가입한 손모씨(67세·남)는 작업도중 추락하여 척추골절 진단을 받은 사례를 설명했다. 손씨는 실버보험 가입시 골절사고 최고 1500만원, 골절수술비 100만원이 나온다고 하여 충분히 치료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보험사는 약관의 세부내용을 들며 수술비는 아예 지급하지 않고 최고 1500만원의 12%인 180만원만 지급했다.

D생보의 '입원·수술비 보장, 재해와 골절은 기본', '치매까지 보장' 실버보험에 가입한 권모씨(65)의 경우에는 사고로 장애 2급 진단을 받았고 뇌병변 진단으로 외상성 치매 진단을 받았으나, 기질성 치매가 아니어서 보험금 지급이 안된다며 보험지급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기질성 치매가 무슨 뜻인지 약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권 모씨의 가족은 치매간병비 보험금은 결국 보상받지 못했다.

실버보험 가입시 선택에 주의해야

보소연 조 사무국장은 "최근 쉽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광고로 고령 노인들을 유혹하는 무심사,무고지 실버보험이 결국 비싼 보험료만 부담하고 실제 혜택을 못 받아 오히려 노인들에게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며 "보험사는 보다 정확한 상품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며 소비자는 상품을 정확히 파악하고 꼼꼼히 선택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부했다.
 

오마이뉴스 추광규(chookk7) 기자

2007-07-23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