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건강

내 몸이 원하는 ‘맞춤 온천욕’

질환에 따라 온천성분 골라야… 무좀 환자는 산성천, 만성피부질환은 유황천이 효과
일본 나라현 시가산 온천은 산세를 감상하며 온천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겨울철 건강의 꽃으로 불리는 온천욕. 몸이 피로할 때, 뼈마디가 욱신거릴 때, 머리가 지끈거릴 때, 여기저기 살갗이 가려울 때 뜨거운 물에 온몸을 담가 보라. ‘뜨신 물에 몸을 지지면 만병이 낫는다’는 어르신들의 구수한 입담처럼 정말 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만병통치는 아니어도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어느 정도 치유작용을 하는 온천욕. 하지만 질환에 따라 그 효능도 각기 다르니 내 몸에 꼭 맞는 온천욕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온천욕의 효과는 ‘동의보감’에도 등장한다. ‘여러 가지 풍증으로 힘줄과 뼈마디에 경련이 있으면서 굳어지는 병증과, 피부의 감각이 둔해지고 손발을 잘 쓰지 못하는 증세, 문둥병, 옴, 버짐이 있을 때 온천물에 목욕한다’고 했으며, 만성질환과 피부질환, 질병치유 등에 좋은 한의학요법 및 민간요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방건강목욕법’의 저자인 경희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이종수 박사는 “온천욕은 휴양효과, 보양효과, 요양효과가 있으며, 관절염, 신경통, 피부병 외에도 심리적인 효과가 더욱 탁월하다”고 말한다. 결국 온천욕의 최대 효과는 바로 심신안정이라는 얘기.

감염성질환·급성전염병 환자는 삼가야


일단 온천욕에 좋은 질환과 온천욕을 삼가야 할 질환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말초순환 장애로 인한 손발 저림, 정신적 긴장으로 생긴 신경증, 요통, 관절통 등의 만성통증질환, 만성소화기병, 치질, 냉한체질, 가벼운 피부질환, 병후회복 시 등은 온천욕에 좋은 질환이다. 반면 발열을 동반한 감염성질환, 급성전염병, 활동성결핵, 악성종양, 중증심장병, 백혈병, 고혈압, 호흡부전 등은 온천욕을 삼가야 할 질환이니 미리미리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일본 뉴토온천향의 쓰루노유온천. <경향신문>
온천요법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어서, 단 한 번으로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소 1주간, 보통 2~3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치료와 요양을 목적으로 하는 온천욕은 첫날의 입욕횟수를 1일 1회로 하고 점차 1일 3회로 늘려간다. 온천욕을 하게 되면 노폐물이 배출되고 혈액순환이 좋아지지만, 땀을 많이 흘린 만큼 몸이 허해지고 피곤해지기 쉽다. 따라서 영양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원기를 회복하며,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약물복용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아울러 질환별로 피해야 할 온천도 있다. 산성천은 무좀 환자에게 좋으나 당뇨 및 피부창상 환자에게는 좋지 않으며, 유산염천, 유황천, 탄산천은 위장장애와 설사를 자극하기 때문에 소화기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식염천의 경우 신염, 신증후군 등으로 부종이 있으면 피해야 하고, 탄산수소천(음용)의 경우 신장병, 고혈압,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절대 금물이다.

라돈천은 신경통·류머티즘에 좋아

이종수 박사에 의하면 각각의 온천에 따라 그 효능이 다른데 단순천은 고형성분이 물 1㎏당 1000㎎도 안 되는 온천으로 유리탄산, 식염, 알칼리 등을 소량 함유한 온천이지만 일정량에 미달될 뿐 화학작용이 전혀 없는 건 아니며, 그 효능은 온열에 의한 진정작용, 피부의 혈행 및 말초순환 원활 신경통, 류머티즘성 질환에 탁월하고, 통증, 경직, 피로감 완화 및 발한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대표 온천으로는 이천온천, 명덕온천, 오색온천, 척산온천, 변산온천이 해당한다.
왼쪽_ 영화 ‘못말리는 결혼’ 에서 하석진과 유진이 온천을 즐기고 있다. 오른쪽_ 한 국내 온천장에서 온천을 즐기는 여성들. <경향신문>
식염천은 염소이온(음이온)과 나트륨이온(양이온)이 주성분인 온천으로 해변과 가까이 있는 국내 온천 대다수가 해당하며, 거의 약식염천이라 노약자와 어린이에게 적당하다.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하고 뭉친 것을 풀어주며, 해독, 말초혈액순환장애, 만성류머티즘성 질환, 요통 및 근육통, 외상후유증 완화, 위액분비 촉진으로 위장운동을 좋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단, 강식염천은 위산분비를 억제하므로 주의해야 하며 대표 온천으로는 월출산온천, 마금산온천, 동래온천, 해운대온천 등이 있다.

유황천은 특유의 강한 냄새가 있으므로 욕실 내 환기가 매우 중요하다. 만일 환기가 잘 되지 않고 유황농도가 지나치게 짙으면 호흡중추가 마비되어 중독사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만성관절질환, 만성피부질환, 만성기관지염과 만성변비에 좋고, 항알레르기 작용 및 금속중독, 동맥경화증, 간질환 등에 좋다. 대표 온천으로는 제일유황온천, 일동사이판온천, 일동하와이온천, 도고온천, 죽림온천, 도곡온천, 백암온천, 포항온천, 청도온천, 부곡온천 등이 있다.
방사능천은 라돈천(Radon) 혹은 라듐천(Radium)이라고도 하며, 신경통 및 류머티즘질환 진정작용, 난소와 고환의 기능 향상 등의 효능이 있다. 대표 온천으로는 유성온천과 백암온천이 있다.
탄산천은 탄산가스를 물 1ℓ당 1g 이상 함유한 온천으로, 작은 물방울들이 나와 포말탕(泡沫湯)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탄산천은 음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혈압이 내려가고 마시면 위장활동 활성화 및 소화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대표 온천으로는 돈산온천이 있다.
이처럼 질환별로 우리 몸에 맞는 온천도 가지가지다. 기왕지사 건강을 생각한 온천여행이라면 자신의 몸에 약이 되는 온천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이종수 박사의 온천건강법

- 입욕시간은 처음에 5~10분으로 하고, 익숙해지면 차차 늘려가라. - 갑작스러운 혈관확장 방지를 위해 입욕 전, 몸과 머리 순으로 탕물을 끼얹어라. - 피로회복 및 긴장감 완화를 위해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36~37℃를 선택하라. (단, 건강한 사람에 한해 컨디션에 따라 45℃이상 뜨거운 물을 선택해도 무방함) - 식사 전후 1시간은 온천욕을 피하고,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환자는 삼가라. - 목욕 후에 물로 씻지 말고 온천성분이 몸에 흡수되도록 그대로 말려라. (단, 피부가 약한 사람은 피하고 강한 성분이 든 온천일 경우 깨끗이 씻어냄)
피옥희<객원기자> piokhee@empal.com
 
출처 : 뉴스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