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박카스 권하며 호객행위
노인들의 성(性)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신규 에이즈감염 통계는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던져주었다. 전 연령층에서 에이즈 감염은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으나, 60세 이상 연령층 감염인은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10명에 머물렀던 60세 이상 에이즈 감염인은 2001년 21명, 2003년 26명, 2005년 41명, 지난해 56명으로 6년 사이 5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60세 이하 연령층은 감소 추세다. 이처럼 60세 이상 노년층 사이에서 성병이 증가하는 이유는 뭘까.
사회의 음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인들의 성매매 현장을 집중 취재했다.
#1. 12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공원 한편에 마련된 벤치에 소일거리를 찾는 노인 수십 여 명이 모여 있다. 이들 노인들 중 유독 화장을 짙게 한 50~60세 가량 돼 보이는 중년여성들이 눈에 띈다. 모두 큰 가방을 하나씩 메고 노인들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곧 한 60대 여성이 70대로 보이는 한 노인과 몇 마디를 나눈 뒤 가방에서 술과 차를 꺼내 자리를 잡는다. 이윽고 흥정이 시작된다. 술값을 치르는 듯 돈도 오고간다.
30여분 뒤 두 사람은 공원 외곽에 소재한 여관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또 다른 여성도 공원 벤치에 자리를 잡고 한 노인과 술을 마시며 짙은 농담을 주고받는다. 30여분 뒤 이 여성도 술을 마시던 노인과 현금을 주고받은 뒤 공원에서 사라졌다. 한 노인은 “저 여자들은 속칭 ‘두류공원 돗자리 아지매’라고 불리는 성매매 여성들이다”며 “재미삼아 잠자리를 했다가 성병 걸리기 십상이다. 실제로 성병에 걸린 노인들도 많다”고 전했다.
#2. 같은날 중구 달성공원. 공원 입구와 건너편 도로에서 50대는 족히 넘어 보이는 중년여성 5~6명이 서성인다. 공원으로 나온 노인들과 이미 아는 듯 눈인사를 나누며, 가방에서 박카스 등을 꺼내 사서 마실 것을 권한다. 립스틱을 짙게 바른 탓인지 누구나 이 여성들을 알아볼 수 있다. 모두 큰 가방에 술과 박카스를 넣어 가지고 다니며, 호객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복장 역시 여느 중년 여성들과 달리 화려하다.
공원에서 만난 한 노인은 “입술을 빨갛게 바른 여자들은 모두 성매매를 하는 전문 여성들이다”며 “여기서는 일명 ‘달성공원 박카스 아지매’로 통한다”고 말했다.
◆ 위험한 성매매
두류공원에서 노인들에게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 단체에 따르면 공원 노인들 사이에서 성매매는 거의 매일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공원 주변 여관의 경우, 낮 시간은 거의 공원 노인들의 이용이 주 소득원이 되고 있다는 것. 속칭 ‘돗자리 아지매’와 ‘박카스 아지매’로 통하는 중년 여성들의 화대는 평균 2만~5만원 정도.
나이와 생김새, 시간에 따라 화대는 천차만별. 1차로 공원에서 맥주와 소주를 마시면 1만원 가량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공원에서 만난 한 노인은 귀띔했다. 문제는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성매매 중년 여성들로 인해 노인들의 성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 이들 여성들은 일반 주민으로 분류돼 있어 행정기관의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주기적인 성병 방지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다.
공원 봉사단체 관계자는 “공원 여성들과 성관계를 한 노인들은 각종 성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며 “이는 성매매 행위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성병에 걸렸더라도 이를 서로에게 터놓고 얘기하는 노인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이다.
◆ 질병관리본부 예방 나서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연말부터 노인 성병과 에이즈 예방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음지에서만 벌어지는 노인들의 성을 양지로 끌어와 체계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것.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내로 전국 시도와 민간단체, 복지시설 등과 협의해 노인 성병과 에이즈 예방 홍보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연구기관에 의뢰해 노인 성병 예방에 대한 교육 자료와 실태 등을 분석할 방침. 질병관리본부 성병 에이즈 예방 담당은 “어르신들이 이같은 성교육 프로그램을 쉽게 받아들이진 않겠지만, 갈수록 늘고 있는 성병 방지를 위해서 정책적으로 예방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놨다.
경북매일신문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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