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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건축

알짜 미분양아파트 - 잘 고르면 내집마련 기회


지난 9월 1일부터 청약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가 한꺼번에 도입됐다. 확 바뀐 부동산시장에서 일시적 미분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점점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청약가점제 시행 이전 분양물량에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진접지구에선 높은 분양가와 긴 전매기간 때문에 미분양 사태를 맞았다.

반대로 지난달 28일 분양한 용인 상현동 힐스테이트는 평균 8대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성적표가 나온 것은 여전히 부동산에서 실수요보다 재테크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는 풀이다. 입지와 등기 후 매매가 가능한 용인이 수요자의 '몰표'를 받았다는 얘기다. 가점이 낮은 수요자라면 미분양 아파트를 잘만 고르면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내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어서다.

◆ 중대형 갈아타기로 미분양 활용

= 미분양 아파트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원하는 동과 층을 고를 수 있다. 한 번에 목돈을 들이지 않고 중도금과 잔금으로 나눠 낼 수 있다. 다양한 금융혜택을 주거나 옵션 및 새시 설치 등을 무료로 제공해주는 곳도 많다.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으로 이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각종 금융 혜택이나 계약조건이 좀더 소비자에게 유리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입주 때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에 양도세 중과세를 피해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위한 수요자들도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은 청약통장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다만 잔여 물량은 선착순 접수를 하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는 중장기적으로 실거주나 재테크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미래에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진입하기가 더욱 어렵다.

분당 등 1기 신도시를 보면 처음에는 가격 상승이 높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 들어갔으면 돈 벌었을텐데…"라는 수요자가 많다. 서울 목동 등도 초기에는 미분양이었다. 미분양이라고 대놓고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입지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교통ㆍ교육 여건 등에 따라 나쁜 곳에서 좋은 곳으로 바뀔 수 있다.

미분양은 두 얼굴이 있다. 잘 고르면 '대박'이지만 잘 모르고 덤볐다가는 '쪽박'을 각오해야 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청약통장이 없는 수요자는 실거주 측면에서 신도시나 택지지구 미분양을 노려볼 만하다"며 "다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는 전매제한이 길기 때문에 자신의 자금력을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분양 제대로 알고 골라야

= 지방에서 급증한 미분양 아파트는 세창, 신일, 세종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을 쓰러뜨린 주범이다.

미분양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상품인 만큼 확실하게 분석한 뒤 접근해야 한다. 지방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업체는 분양가까지 할인하는 곳도 나타났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업체들이 '특별분양이나 재분양' 형태를 통해 다시 분양하는 사례다. 가격메리트는 생기지만 상품성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미분양 아파트 가격할인이 잘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분양자들의 반발 때문이다. 여기에 상품성 저하, 건설사 이미지 저하 등에 대한 염려도 작용한다.

지금까진 대부분 미분양이 나더라도 일부 계약조건 변경 등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끄는 정도였다. 이자후불제에서 무이자로 조건을 변경하는 게 한 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그동안 미분양에 대한 건설사의 대책은 계약조건 변경 등으로 제한됐다"며 "그러나 점점 사정이 악화되는 지방은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해 분양가 할인이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일본 부동산 침체기에 나올 법한 얘기지만 가능성만큼은 커지고 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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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7-09-16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