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병원비 하루에 19만원…80% 이상이 건보 적용안돼

[동아일보 2007-03-12]

회사원 최모(45) 씨는 지난해 5월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M3)이란 진단을 받고 강원 A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골수를 이식하지 않고 항암치료를 받은 최 씨의 7일 동안 진료비는 혈소판·일반 수혈과 검사료, 주사료, 입원비 등 2330만4289원이었다.

최 씨는 중증환자여서 건강보험 제도에 따라 진료비의 10%(233만여 원)만 내면 될 걸로 생각했지만 418만8648원을 내야 했다. 그나마 헌혈증서 178장을 모아 66만7810원을 면제받은 액수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선택 진료비가 185만 원이었다.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에 걸린 사람들의 건강보험 비적용 항목(비급여 항목) 진료비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급여 항목)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7일 암 환자 수 5위 이내인 서울시내 3개 대학병원의 협조를 얻어 간암 혈액암 위암 등 10대 암 환자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진료비는 49만2592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환자가 부담한 진료비는 19만2418원(39.1%)이었으며 나머지는 건강보험이 부담했다. 본인 부담 진료비 가운데 비급여 항목은 81.1%로 급여 항목의 4배가 약간 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 1월 ‘2005년 암 환자 보험급여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비급여 항목을 조사하지 않아 환자들의 실제 부담액을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암에 걸릴 경우 진료비를 얼마나 지출해야 하는지를 국민이 추산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공단 측이 밝힌 간암 환자의 하루 부담금은 4만6935원이었으나 이들 병원에서 비급여 비용을 포함해 간암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하루 진료비는 25만628원으로 무려 5.3배였다.

암 환자들이 부담하는 하루 평균 진료비는 간암이 25만여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갑상샘암(약 22만 원), 전립샘암(약 22만 원), 유방암(약 21만 원) 등의 순이었다. 췌장암이 약 12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들 병원의 10대 암 환자 평균 입원 일수는 13.5일이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