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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건축

`빚내서 땅·주식 사던 시대는 갔다`

시장변동성 확대→레버리지투자 위험성 제고
"기대수익률 낮은 자산부터 대출상환 나서야"


저금리구조가 자산가격의 상승을 초래하면서 빚을 쉽게 생각하는 사회적인 인식이 만연하다. 빚테크로 불리는 레버리지의 무분별한 사용이 증가하면서 가계자산은 심각한 재정문제에 노출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시장상황은 대출이자 비용의 상승, 부동산 투자의 기대수익률 하락,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따라서 빚테크의 기본인 레버리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은 20일 `빚내어 하는 재테크의 실상`이라는 보고서에서 "빚을 통한 재테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전망과 타이밍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남의 돈을 빌려 쓰는 것인 만큼 레버리지의 양면성을 감당할 수 있는 위험관리와 구체적이고 분명한 상환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레버리지 투자 ` 양날의 칼`.. 정부정책 무리한 빚테크 제동

빚테크의 기본인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과 같다. 자신의 돈 10과 대출 10을 합쳐 20으로 투자를 했을 때, 10이라는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률은 자신이 투자한 돈의 100%이다. 반면 10이라는 손실이 발생하면 전체 자산의 손실률은 50%이지만 자신의 돈은 제로가 된다. 엄밀히 말하면 남의 돈을 빌려 쓴 이자비용으로 인해 마이너스가 발생할 것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 지금의 사회상황을 보면 투자자들은 정(正)의 레버리지 효과만 생각하고 부(負)의 레버리지 효과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며 "손쉬운 대출과 적은 이자비용, 쉽게 빚을 권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2~3년 전과 같은 동네에 비슷한 크기의 집에 살고 있으면서도 늘어난 소득수준에 비해 부채는 크게 증가했다. 또한 불과 1~2년 전에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살수 있었던 주식을 눈 여겨 보지 않다가 뒤늦게야 빚을 내서 훨씬 비싼 가격을 주고 사려고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많은 빚을 부담하고 있으면서도 해당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걱정 없이 버텼다"면서 "그러나 달라진 시장상황과 확고한 정부정책은 향후 무리한 빚테크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기관이 편법 부동산대출 점검과 신용규제 등을 통해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 금융권에 공문을 보내 처분조건부 대출자에 대한 대환대출을 금지시켰다. 또한 은행권에 대한 부동산 대출규제로 2금융권에 부동산대출 수요가 늘자 8월부터 DTI(총부채 상환비율)규제를 2금융권에도 적용했다. 아울러 부동산 투기자금으로 의심받고 있는 부동산 임대업자들에 대한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에도 세부내역을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주식도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2개 증권사에 대한 현장조사가 실시됐고, 해당증권사가 즉시 신용융자 제한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의 자율성을 원칙으로 하더라도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점검과 검사를 하겠다는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투기의 틈새가 보이거나 주식시장의 깡통계좌라는 불명예를 주었던 지나친 신용공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예전과 달리 신속하고 확고해졌다"면서 "과거의 학습효과를 통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선제대응 함으로 싹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레버리지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부동산·주식 레버리지 투자 `감당 수준까지 낮춰야`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김 연구원의 결론은 `감당할 수 없는 레버리지 수준을 줄이자`는 것이다.

부동산투자는 연간 최대 가능손실률과 유동화의 어려움을 감안해야 한다. 최근 부동산 대책발표로 6억원 이상 아파트구입이나 투기지역 등에서는 이미 LTV 40%로 적용 되고 있다. 따라서 대책발표전 또는 2금융권 등을 통해서 LTV 50% 이상의 담보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가계자산의 비율을 조정해 LTV 수준을 반드시 낮춰야 한다.

주식시장도 올 7월 기준으로 20만개가 넘는 신용계좌가 약 6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외상 거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식이 위험자산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수익률의 극대화 보다는 리스크의 관리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3개월간 최대 가능손실율과 단기변동성 증가를 고려해 적어도 증거금 50% 이상으로 가져가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김 연구원은 "대출 상환시에는 가계자산의 소득과 지출에 따른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봐야 한다"며 "보유 금융자산의 수익률과 만기 등을 감안해 기대수익률이 낮은 자산부터 상환자금으로 이용하는 원칙과 순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2007.08.20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