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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만 살릴 수 있다면' 간 2/3 이식한 아들의 효성

아버지 위해 간 2/3 이식한 아들

【전주=뉴시스】

"아버지를 위한 작은 선물일 뿐인데 무엇이 아깝겠습니까. 자식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아마 다른 분들도 같은 상황이라면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입니다."

생명이 위독한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장기 일부를 이식한 아들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우석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진호씨(25)는 지난 8일 간경변 말기로 삶의 기로에 서있는 아버지 선철씨(55)를 위해 자신의 간 2/3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진호씨는 이날 간 절제 수술을 위해 8시간의 사투를 벌였으며, 선철씨는 아들의 간을 이식받기 위해 15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선철씨가 아들의 간을 이식받아야 하는 처지에 이른 것은 지난 1999년으로 돌아간다.

처음 B형간염으로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 선철씨는 이후 간경변으로 병세가 확대됐고, 급기야 합병증인 식도정맥류 출혈까지 생기게 됐다.

병세가 갈수록 악화된 선철씨는 지난 6월 '빠른 시일 내에 간이식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독하다'는 병원 측의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아버지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말을 전해들은 아들 진호씨는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오직 자신의 희생만이 해법이라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끝없이 설득해 간 이식 승낙을 얻어냈다.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진호씨는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일은 아무 것도 아니다"며 "아버지가 빨리 회복해 예전처럼 가족들이 편안해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아들로부터 간을 이식받은 선철씨는 앞으로 2주 동안 중환자실 무균실에서 기력을 회복한 뒤 두 달여 동안 입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진호씨는 한 달 정도 치료를 받고 본연의 학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부모의 은혜를 저버리는 패륜 행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요즘, 진호씨의 아버지를 향한 효성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효(孝)'의 의미에 대해 많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권철암기자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8-09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