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시니어

울산지역 간병인 정원채운 요양시설 한곳뿐

요양병원 21곳·시설 24곳 늘었지만 서비스는 부실

'돈벌수 있는' 업종으로 부상
'우후죽순' 늘어 과잉 설립
노인 인권 무시·사고도 잦아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는 노인의료시설에 비해 서비스는 뒷걸음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최근 울산지역에서도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을 앞두고 노인병원과 노인요양시설 등 노인들을 위한 의료시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의료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노인들의 인권이 무시당하거나 전문 간병인의 부족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시설 내에서 노인들이 사고를 당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이 의료시설을 이용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 지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 보고, 대책을 찾아 본다.


지난 1월 초, 김모(76) 할머니는 전문 재활치료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울산시 남구 A노인요양병원에 입원했다가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간병인이 목욕탕으로 할머니를 옮기던 도중 실수로 그만 떨어뜨리고 만 것이다. 이 사고로 김 할머니는 골절상을 입고 한 달여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결국 숨졌다.

김씨 가족들은 "병원 측의 안일한 환자 관리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며 허술한 환자 관리에 대해 병원측을 성토했다.

문제는 이 병원 뿐만 아니다. 최근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노인의료시설들이 입소 인원에 비해 간병인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간병인들 또한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조건으로 노인들을 보살피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총 24곳 가운데 입소인원 대비 간병인 정원을 채우고 있는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인요양병원의 경우도 상당수가 간병인을 정직원으로 채용하지 않고 비영리단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노인요양병원 관계자는 "간병인을 정직원으로 쓰고 있더라도 환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환자에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의료시설은 크게 보건복지법의 적용을 받는 노인요양시설과 의료법 적용을 받는 노인요양병원으로 나눌수 있다. 또 노인요양시설은 또 다시 유·무료 여부, 입소 대상의 환자상태 등에 따라 노인전문요양시설, 실비노인요양시설, 실비전문노인요양시설 등으로 세분화 된다.

이 가운데 울산시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노인요양병원은 2004년 3곳, 2005년 9곳, 2006년 14곳, 올해 6월말 현재 21곳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노인요양시설 역시 지난해 18곳에서 올해 24곳으로 6곳이 더 늘어났다.

이처럼 노인요양병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내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실시되면서 앞으로 노인 환자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 소위 돈을 벌 수 있는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신체활동 또는 가사 등을 급여 형식으로 다양하게 지원해주는 사회보험 제도다.

보건복지부 최인수 주무관은 "내년 실시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로 인해 노인의료시설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며 "특히 노인요양병원의 경우 일반 병원과 달리 많은 전문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다 대다수가 장기 입원환자라는 점에서 경영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 병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일보  [2007.08.20 22:30]
http://www.ksilbo.co.kr/new_ksib_nws.php?action=read&t_mcategory=3&t_scategory=1&t_no=192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