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납치됐다가 지난 29일 풀려난 서명화(여·29)씨가 자신이 입었던 흰색 바지 안쪽면에 볼펜으로 깨알같이 기록한 ‘피랍 일지’(사진)를 31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서씨는 탈레반의 감시를 피해 42일간의 피랍 생활 동안 겪었던 주요 사건과 이동경로, 개인 상념 등을 자신의 바지에 적었다고 밝혔다.
이날 카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씨는 “처음엔 일행이 필기구를 갖고 있어 일기를 썼는데 탈레반이 수시로 수색해 압수해갔다”며 “다행히 하얀 바지를 입고 있어 감시를 피해 바짓단을 걷어 7월24일부터 썼고 그 이전은 기억을 되살려 간단히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일지에는 ‘8월15일 아마드 집으로 이동, 17일 몸살 배탈, 18일 주스로 만든 죽을 먹음, 21일 머리 감음’ 등의 내용이 담겼고, 먹고 싶은 음식이나 개인적인 기도 제목 등도 적혀 있다. 서씨는 “우리가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 나가면 가족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이동 장소, 주요 사건, 생각 같은 것을 적었다”고 말했다.
카불 = 공동취재단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7-09-01 09:02 | 최종수정 2007-09-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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