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수도 방콕의 길거리에서 허름한 차림의 한 아주머니가 행상을 하고 있다. 초라한 물건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손길이 정성스럽고 애처롭다.
최근 태국 경제는 침체 상태에 있단다. 커다란 광고판이 이 아주머니 모습과 어우러진다. '굿 바이 세일'. 30~90%로 할인한다는 걸로 봐서 가게도 시원찮은 모양이다. 왠지 30~90%까지 헐값으로 '굿 바이 세일'을 하는 물건이 이 행상 아주머니의 삶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는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우리는 미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가 감기에 걸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금융계 '큰손'들은 빛의 속도로 다니면서 '돈 놓고 돈 먹는' 잔치판을 벌인다.
그러나 세상의 한편에서는 푼돈을 위해 온종일 거리에 붙박인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세상이 가난과 '굿바이' 할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아주머니의 맨발이 유난히 눈을 찌른다. 무엇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시(詩)인가?
김마선기자 msk@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7. 09.03. 0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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