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정말 1인당 1만2천원으로 대천에서 크루즈 타는 여행 맞아?’, ‘네’ 노부부의 대화가 끝나기 무섭게 마트 앞으로 대천항이란 문구가 적힌 45인승 관광버스 한 대가 나타났다.
“시간 없어요. 빨리빨리 타셔야 대천항에서 배 시간을 맞출 수 있어요” 문이 열리고 여행사 가이드가 내린 뒤 43명이 버스에 올랐다. 이날 버스에 오른 승객 대부분이 1만2천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식사제공과 크루즈 여행까지 한다는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노인들. 출발 20여분 뒤 수원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1시간 30여분만에 도착한 곳은 B동물농장.
승객들을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한 뒤 종이컵을 나눠주고 ‘사슴피’를 준다고 알렸다. 이윽고 농장 사장이 냉동고에서 꺼낸 커다란 녹용을 작두로 썰며 1시간30여분 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홍보를 했다.
농장측이 녹용이 든 스티로폼 한 박스에 파격가인 33만원에 판매한다고 하자 5명의 노인이 녹용을 구입했다.
그러나 노인들이 산 녹용은 시중에서 8~9만원에 팔리고 있는 녹용과 비슷한 양이었다.
이어 버스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하행선을 들어서 금산의 D인삼공장에 들렀으며 주차장은 이미 또 다른 곳에서 온 관광버스들로 북적거렸다.
설명회장에서 여직원은 흑홍삼이 일반 홍삼보다 14배 달하는 효능이 있다며 56만원이지만 특별히 직거래이니 만큼 단돈 29만원으로 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에 있다가 귀국한 사장이 특별히 인사를 한다며 구입한 여섯명의 부부에게 4~9박스를 추가로 주었고 이를 지켜본 60대 중반 노부부 등이 또 다시 구입했다.
하지만 홍삼제품의 가격을 확인해 본 결과 정관장에서 출시되는 비슷한 홍삼제품의 가격보다 오히려 비쌌다.
크루즈 명목으로 이른 아침 출발한 버스는 오후 2시가 넘도록 2곳의 판매장만 돌았으며 기사의 팁으로 1인당 3천원씩을 걷었고 오후 4시가 넘 어서 대천항에 도착해 D크루즈라는 이름의 배를 탔다.
이어 가이드는 홍보물과 달리 저녁은 수산시장의 협력업체에 자비로 식사를 하도록 했으며 노인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회를 시켜 먹었다.결국 이날 크루즈 명목의 여행은 관광 보다는 쇼핑을 유도하는 속임수로 노인들은 13시간 넘게 끌려다녀야 했다.
이모씨(64)는 “아무리 저렴한 여행이지만 전단지에 광고했던 코스를 어기며 물건 판매장으로만 데리고 다녔다”며 “어느 정도의 물건판매는 예상했었지만 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선택할 때에는 이미 다 알고 오는것 아니냐”며 “배를 탄 만큼 허위광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경기일보 이마음 기자
쿠키뉴스 | 기사입력 2007-08-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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