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시니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자식들이 날 안 찾는지…"

행복 사각지대에 사는 '독거노인들'

포항 CBS는 지역 독거노인들의 생활과 삶에 대한 현주소를 되짚어 보고 이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보는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첫 번째 순서로 '행복 사각지대의 독거노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추석을 앞둔 독거노인들의 삶을 되집어 본다.[편집자주]




75살 박금화 할머니. 할머니에게 행복이라는 이름은 사치이다.

18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밭을 메며 정성껏 6남매를 키워왔지만 막내딸이 시집 간 뒤부터 10여 년 동안 줄곧 홀로 지내고 있다. 출가한 자식들은 저마다 자기 살기에 바쁜 지 더이상 어머니를 찾지 않는다.

매년 추석이 되면 돌아오지 않는 자식들을 그리워하는 할머니는 먼저 간 남편을 위해 홀로 추도식을 올린다. 자식 질문에 할머니는 눈시울을 적시며 "혼자 고기랑 밥이랑 준비해 남편을 위해 추도식을 올린다"며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자식들이 나를 찾지 않는지 가슴이 메여온다"며 애타는 가슴을 표현했다.

할머니는 무릎관절의 연골이 다 닳아버린데다 위염까지 앓고 있는 등 몸 하나 성한 곳이 없다.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어야 하지만 한달 30만 원의 정부 지원금이 전부인 할머니는 항상 복지시설에서 몸에 맞지 않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올해는 연휴기간동안 급식 시설마저 문을 닫는다는 소식까지 들리면서 할머니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포항시 추정에 따르면 이처럼 자식을 두고도 홀로 지내는 경우는 지역 독거노인 90%에 달하고 있다.

독거 노인 생활지도사 서갑숙 씨는 "그동안 안내던 병원비도 들고 독거 노인의 생활이 더욱 힘들어졌다. 명절 때는 더 외로워 하는데 현대판 고려장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처럼 대부분 독거노인들은 두세 가지 질병이 기본으로 외출이 두렵기만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홀로 되는 독거노인들, 조그만 독방에서 외로움에 병들어 가고 있다.



☞또다른 독거노인 이정희(67)할머니, 심장과 다리 등 온 몸이 불편해 지금까지 7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할머니는 병환에 시달리면서 홀로 맞는 밤이 가장 외롭다.

포항CBS 정상훈 기자 hun@cbs.co.kr

[노컷뉴스   2007-09-18 12:20:01]